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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김우환] 김우환 제11탄 '안와도된데이'(day)

진짜로, 코로나19는 우리 삶의 패턴을 바꾸는 것 같데이. 웬쑤가 따로 없네, 코로나19!

박준민기자 | 기사입력 2020/09/19 [20:49]

[칼럼니스트= 김우환] 김우환 제11탄 '안와도된데이'(day)

진짜로, 코로나19는 우리 삶의 패턴을 바꾸는 것 같데이. 웬쑤가 따로 없네, 코로나19!

박준민기자 | 입력 : 2020/09/19 [20:49]

우리나라 방언 중에 친근감이 있고 재미있는 단어(접미사) 중에 하나가 ‘00데이’라는 말일 것이다.

 

 

예전에 들었던 마을버스를 기다리던 할머니와 미국인의 재미있는 사투리 개그가 있다.

 

‘왔데이’

 

‘먼데이(monday)’

 

‘버스데이’

 

‘해피버스데이(happy birthday)’

 

‘아니데이 마을버스데이’,...

 

즉, 할머니는 한참 동안 기다리던 마을버스가 이제야 오는 것을 보고, 반가워서 ‘왔데이’라고 소리치자 옆에 있던 미국인이 ‘무슨 요일(what's day)이냐’고 묻는 줄 알고 오늘이 월요일이니 ‘먼데이(monday)‘라고 답했다.

 

할머니는 ‘저기 오는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 줄 알고 ‘버스데이’라고 대답하자 미국인은 오늘이 할머니 생신인 줄 알고 ‘해피버스데이(happy birthday)’라고 축하를 해 드린다.

 

할머니는 미국인이 무슨 버스인지 모르는 줄 알고 ‘아니데이 마을버스데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지방 사투리로 만들어 낸 배꼽 빠지는 ‘~데이(day)’유머가 아닐 수 없다.

 

추석을 2주정도 앞두고, 어떤 시골 마을엔 ‘슬기로운 추석맞이, 몸은 멀리 마음은 가까이’라는 고향 방문 자제 현수막을 걸어 놓았고, 또 어떤 마을에는 ‘못 만나는 아쉬움보다 건강이 먼저’, ‘아들, 딸, 며느리야! 이번 추석에는 고향에 안와도 된당께‘ 라는 현수막을 걸었다.

 

한 젊은 부부는 ’우리가 가지는 못하지만 이렇게 영상 편지를 통해서 안부인사를 드려 보겠습니다.

 

어머니, 아버지 사랑합니다‘ 라는 SNS메시지를 보내고, 시골에서는 부모가 주변의 도움으로 ’올 추석에는 코로나 때문에 올 생각은 하지 말아라‘라는 영상 메시지를 준비해서 서울의 자녀에게 보내기도 한다.

 

 

코로나를 염려해서 부모의 마음이 이번 ‘추석데이’는 ‘안와도된데이’로 바뀐 것 같다.

 

사실 추석이란 얼마나 풍요롭고 정감이 가는 우리의 민속 명절이 아닌가.

 

시골집에 가면 추석날 아침 넉넉히 식사를 하고 나서, 잘 익은 벼를 베는 등 자녀들은 오히려 일손이 되어 최대한 집안 일을 거들어 드리고 오게 된다.

 

어머님들은 일에 허리가 꼬부라졌지만, 자녀들에게는 일은 우리가 천천히 하면 된다면서 오랜 만에 왔으니 많이 먹고 놀다 가라고 하신다.

 

부모의 고생을 잘 아는 자녀들은 ‘왔데이’, ‘간데이’로 행적을 남길 수만은 없지 않는가.

 

그러나 둥근달이 뜨면, 한가위 둥근달에 꿈을 실고, 사랑을 실고, 인생의 얼굴을 그려본다.

비록 이번 추석이 ‘안와도된데이’라고 하더라도 부모의 마음은 진짜 ‘안와도된데이’일까.

명절은 사람들이 북적북적하는 맛이 있어야 한다.

 


부모들은 힘들지만 그래도 그것을 좋아한다.

예전에는 어른들은 윷놀이, 어린이는 재기차기 등을 했지만, 요즘은 어른들은 고스톱, 아이들은 게임을 하면서 먹고, 놀고, 웃고 하면서 한 식구임을 확인해 보는 시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들은 자녀들의 건강을 위해 “안와도된데이”라고 한다.

 

코로나19 확진자는 아직도 100명대라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고 사회적 거리두기는 여전히 유효하다.

 

하지만 리조트나 휴양지는 이미 예약율이 90%를 넘어서고 있다고 한다. 여전히 예전의 호황을 누릴 것 같다.

벌초도 사람을 대행시켜 하고 성묘 가는 것도 올해는 생략하는 분위기이다.

 

서로 오가지 않는다면, 올해는 며느리들의 명절증후군 소리는 안들을 것 같다.

 

과거의 사람들은 ‘면 대 면’ 만남을 선호했다면, 요즘 사람들은 ‘이미지 대 이미지’의 만남을 선호한다,

 

영상전화로 만남을 소화하고, 자신의 하고 싶은 일을 한다.

코로나19의 사회적 거리두기는 더 없이 이러한 문화를 가속하게 된다.

 

가족이 만나는 깊은 정 보다는 자신이 누릴 수 있는 취향을 넓게 선호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집콕 추석‘분위기에 대한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여행이나 외출을 삼가고 최대한 집 밖으로 나가지 않을 것’(30.8%), ‘부모님댁만 다녀올 것’(28.8%), ‘부모님과 가까운 친지를 찾아뵙고 안부를 나눌 것’(24.9%) 등 30%는 집에서 추석을 보내겠다고 한다.

 

이번 추석에는 흩어진 가족과 친지들에게 영상통화로 좀 더 가까움을 느껴봐야 하겠다.

 

진짜로, 코로나19는 우리 삶의 패턴을 바꾸는 것 같데이. 웬쑤가 따로 없네, 코로나19! 

 

강원종합뉴스 칼럼니스트 김우환의 글 (사진제공= 김수남작가)

 

 

 

 

강원종합뉴스 북부취재본부  박준민기자

www.kwtotalnews.kr 

joe910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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