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김우환칼럼 제16탄 목적지 없는 목적의 시대에

박준민기자 | 기사입력 2020/10/26 [11:34]

[칼럼] 김우환칼럼 제16탄 목적지 없는 목적의 시대에

박준민기자 | 입력 : 2020/10/26 [11:34]

 

비행기는 탓지만, 목적지는 없다”라는 기사가 흥미롭다.

 

코로나19시대 해외여행이 발 묶여 있는 상황에서 대만이나 일본 등지에서도 공중에 체류하다가 돌아오는 종착지가 없는 비행 여행이 화제를 모았는데 국내에서도 제주항공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서 군산. 광주. 여수. 예천. 부산. 포항 등 국내 주요 도시의 하늘 위를 난 후, 다시 인천공항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일반석 99,000원인데 호응이 뜨거웠다고 한다.

아시아나항공도 A380기종으로 강원. 포항. 김해. 제주 상공을 돌아오는 티켓이 판매 당일에 매진되어 해외 여행에 대한 일반인의 갈증이 얼마나 심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 (사ㅓ진제공= 김수남 사진작가) © 박준민기자

 

사실,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서 가장 큰 피해를 본 업종 중 하나가 여행업일 것이다.

 

모든 나라가 빗장을 걸고 하늘 길로는 가지도 오지도 못하게 하니 이를 업으로 하는 여행업이나 항공업, 호텔업 등은 당연히 사경을 헤맬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궁여지책으로 대형 항공사들은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해서 연명하고, 중소 항공사들은 목적지 없는 이벤트성 프로그램으로 해외여행을 못 가서 아쉬워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고 있다.

 

저녁에 아내랑 공원을 8천보 정도 걸으면서 문득 지난해 연말 호주. 뉴질랜드 여행이 생각나서 거기에 있는 “한국인 가이드들은 요즘 굉장히 어렵겠는데” 라며 애기를 나누었다.

 

▲ (사진제공= 김수남 사진작가)  © 박준민기자

 

어떤 가이드는 “한국 본사에서 수당이 작고 또 늦게 온다고 불평했는데, 그것 또한 지금에 비하며 얼마나 호사스런 일인지 모른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해외여행이 정상화 되려면 2022년 상반기는 되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추측을 하니, 여행업은 아직 긴 터널 속에 갇혀 있는 형국이다.

지난 추석에는 딸이 “지금쯤은 유럽 어느 나라에 가 있을 텐데” 라며 코로나19의 심술을 꼬집기도 했다.

 

그러나 환경은 사람으로 하여금 적응하며 살도록 만든다.

 

한강 유람선에서 강을 돌면서 식사도 하고 결혼 예식도 올리고 연회도 하는 등 강 투어를 하는 것이 처음에는 생소했다.

이젠 비행기 내에서도 생일 축하도 하고 공연도 하고 승무원이 마술도 보이고 식사도 하면서 1시간 정도 투어를 하며 즐기게 되니, 갑갑함과 해외여행에 대한 욕구에 약간의 대리 만족을 누리며, 한편으로는 또 다른 비즈니스 영역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항공기는 땅에서 뜨면 갈 곳이 있고 목적지가 있다.

 

가깝게는 2시간, 혹은 5시간, 혹은 10시간 등을 소요하면서 동남아나 미국. 유럽 등으로 날아간다.

 

그러나 어떤 상황에서는 목적지는 없고 목적만 있는 비행을 한다.

이륙해서 돌다가 다시 이륙한 곳으로 되돌아오는 것이다.

 

마치 놀이동산에 서 있는 모형 비행기에 올라 기둥을 중심으로 몇 바퀴 돌다가 다시 내려오는 기분일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마저 즐겁고 감사한 일이라고 한다.

 

 

과거에 비행 여행은 빨리 목적지로 가는 게 바람이였고, 비행기는 목적지까지 데려다 주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닌 여행의 이동수단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제는 여행의 이동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 되고 있다. 기내가 여행지가 되어 즐기는 것이다.

마치, 큰 비행기를 대절해서 사용하는 것처럼. 우리의 삶도 거창하게 설계 하지 말자. 어릴 때 장래 희망을 쓰라고 하면 판검사. 의사. 교수. 심지어 대통령이라고 적은 친구들도 있었지만, 지금와서 보면 꿈을 이룬 친구들은 거의 없지만 품고 있는 그 자체가 행복이였을 것이다. 

 

▲ (사진제공= 강석희변호사) 박준민기자

 

목적지를 향해 열심히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목적을 생각하며 즐기며 살아간다면 목적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왜냐하면, 목적지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 있기 때문이다.

 

이 어려운 시대를 극복하는 방법 중 하나는 목적을 다시 설계해 보는 것이다.

그 동안 보지 못한 환경을 다시 바라보며,나 자신을 돌아보고 가족을 돌아보고 이웃과 사회를 돌아보는 것이다.

 

차선의 목적이라도 다시 설정되면,의도하던 의도하지 않던 인생은 새로운 곳을 바라보며 지경을 넓히며 살아갈 수 있지 않겠는가.

 

▲ (사진제공= 김수남사진작가)  © 박준민기자

 

목적지만은 목적이 아닐 수 있다.

 

단풍은 가을이란 상징성이지 가을 그 자체는 아닌 것이다.

 

하늘만 바라보며 땅을 보지 못한다면 공허한 삶을 살게 되고, 땅만 바라보고 하늘을 처다보지 못한다면 맹목적인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코로나19가 주는 삶의 방향성은 무엇인가. 하늘도 바라보고 땅도 바라보라는 메시지가 아닐까.

 

우리는 어디서 왔으며 또 무엇이며 어디로 가는가.스스로 정체성을 찾으며 삶에 활력을 불어 넣자. (  강원종합뉴스 칼럼니스트 김우환의 글)

 

 

 

강원종합뉴스 북부취재본부 박준민기자

www.kwtotalnews.kr 

joe9105@hanmail.net
블루오션 20/10/26 [20:48] 수정 삭제  
  유익한 글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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