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김우환 칼럼 제27탄 우리집 아이, 다육이
놈이 예쁘게 꽃 피우면 저 놈도 예쁘게 꽃 피우고 이 놈이 슬퍼하면 저 놈도 슬퍼한다
박준민기자 | 입력 : 2021/01/17 [13:12]
우리 집 거실 정원의 주인공은 다육이 수련, 구슬얽기, 썬러우, 용발톱, 십이지권, 데비,...
고상한 이름을 바꾸지 않은 입양아들이다.
얼굴 용모가 다른 형제들이 햇살 비치는 아침이면 손에 손 잡고 모두 남쪽으로 향한다
잠간 비추는 겨울 햇살은 여름 햇살보다 더욱 귀하다.
한 송이 꽃이 고즈넉하게 피고 있다
추운데도 마음이 아름다운 처녀가 신랑을 맞이하는 기쁜 모습이다.
다육이는 정을 아는 형제들이다.
이 놈이 예쁘게 꽃 피우면 저 놈도 예쁘게 꽃 피우고 이 놈이 슬퍼하면 저 놈도 슬퍼한다.
함께 살아가는 동고동락의 심성이 곱다.
굵은 놈 축▲늘어진 놈▲뽀족한 놈▲통실한 놈▲향내 내는 놈, 운동회 때 하늘에 걸린 만국기처럼 아름답고 독특한 개성의 조화가 다육이의 품격이다.
다육이가 우리 가족이 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아내랑 등산하고 내려올 때면 길가에는 다육이가 진열되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 옛 기와장 화분과다육이 모습 © 김우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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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식물을 사랑하는 천성이 있는 아내는 "이게 예쁘네". "조게 예쁘네" 하면서 "천 원짜리 있으면 얼른 내요" 하면서 하나씩 하나씩 우리 식구가 된 녀석들이다.
아침 저녁으로싱싱하며 때론 가련한 그들을 바라볼 때면 다육이는 한결같이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기쁨과 희망의 모습으로 다가온다.
오늘 아침에 핀 그 꽃은 엄마 젖을 빨아 먹는 순전한 아기처럼 천상의 미소로 삶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아내는 일주일에 한 번씩 귀한 알칼이수를 준다. "예쁘게 컷네" 하면서.
우리 집 다육이는 "햇빛과 사랑"을 먹고 자라, 정을 나눌 줄 아는 멋진 다문화 입양 아들이다. (강원종합뉴스 김우환 칼럼니스트의 글)
강원종합뉴스 북부취재본부 박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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