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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김우환 논설위원 115탄, "나리분지 우산고로쇠"

김우환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22/03/12 [10:25]

[칼럼] 김우환 논설위원 115탄, "나리분지 우산고로쇠"

김우환 논설위원 | 입력 : 2022/03/12 [10:25]

약동하는 봄내음을 품고 있는 울릉도 나리분지 '우산고로쇠'의 향취,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는 말처럼, 이 시기에 잠간 선보일 때 우산고로쇠를 한번 마셔보며 봄을 맞이하는 것은 어떨까요. 

 

울릉도 이모집에서 고로쇠 보내왔네라는 어머님 말씀에 즉시 침이 꼴깍 넘어간다.

택배 박스를 열어보니 페트병에 담긴 수액이 약간 탁한 것이 보는 순간 진한 맛이 나겠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즉시 한 병을 열어 조금 마셔보니 아주 맛이 좋아 인삼. 더덕 냄새처럼 달큼한 사포닌 향이 입안에 가득 찬다.

마치 안개가 순식간에 산을 덮는 것처럼 고로쇠 향기가 입안을 가득 채우고 식도를 따라 위, 장으로 고향 울릉의 향기를 전달한다.

 

 

해마다 이 맘 때쯤이면 고로쇠를 마시는데, 심쿵 울릉도 이모부님을 향해 꾸벅 절하게 된다.

축구경기를 보거나, 선거 때 개표방송을 보면서 오징어를 조금씩 먹고 고로쇠를 마시면 화장실 가기를 반복하면서 혼자서도 3~4병은 꺼뜬히 마신다.

고로쇠는 칼슘. 마그네슘. 나트륨. 철 등의 무기질과 비타민이 많아 신경통. 골다공증. 관절염. 피부미용 등에 효험이 있다고 전해진다.

 

특히 변비와 피로회복에 효과가 있다고 하니 더욱 고로쇠에 애착이 간다.

 

울릉도에는 겨울에 눈이 많이 오는 편인데, 특히 올해는 눈이 많이 와서 봄이 오는 길목에 고산지대에서 자생하는 단풍나무 등에서 뿌리의 수액이 나무 위로 전달될 때 나무에 빨대를 꽂아 조금씩 수액을 채취하게 된다.

 

고로쇠의 어원은 뼈에 좋은 성분이 많아 골리수(骨利樹)라는 발음이 고로쇠로 바꿨다고 한다.

우산고로쇠란 한국 특산종으로 울릉도에 분포하는 고로쇠란 뜻이며 우산고로쇠는 조선오각풍, 섬고로쇠, 울릉단풍나무, 우산고로쇠 등으로 불린다.

 

낮에 지인을 방문했을 때 00산 고로쇠라면서 한잔을 주는데 당도가 울릉도 고로쇠의 30%정도 밖에 되질 않았다. 울릉도 우산고로쇠는 나무의 특성상 유독 단맛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설명서에는 가급적 10일 이내 모두 드시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하는데 3일이면 12병을 다 소화할 것 같다마치 고로쇠 마니아 같은 느낌이랄까. 

 


울릉도는 울창할 ()”자가 말해 주듯이 산림이 울창하고 다른 섬 같지 않게 물이 풍부한 편이다.

 

울창함은 2월말에서 3월초 고로쇠에 이어 산나물, 부지깽이, 삼나물, 고비, 명이나물(산마늘) 등이 4월까지 집중적으로 출하되는데 대한민국 최고의 나물이 생산되기에 가정에서 식탁의 메뉴로 올려보는 것도 품위 있는 식사가 될 것 같다.

 

  © 전호나물 ⓒ김우환 논설위원 

 

  © 명이나물 ⓒ김우환 논설위원 

 

  © 삼나물 ⓒ김우환 논설위원 

 

  © 참고비 나물 ⓒ김우환 논설위원  

 

예전 울릉도 사람들은 봄철 보리고개에 이러한 좋은 나물을 먹고 살아왔기에 주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제 2만톤의 크루즈선이 울릉에서 포항 간 고로쇠를 실어 나르니 울릉 고로쇠도 마치 꽃가마를 타고 육지로 팔려가는 셈이다.

 

매년 64농가에서 채취되는 500여톤의 고로쇠가 겨울과 봄 사이에 농가의 주요 소득원이 된다.

 

 

오늘 마신 고로쇠는 울릉 나리분지 토박이 고영환장로(010-4775-6117)가 생산한 수액이라 더욱 믿음직스럽다.

 

아내랑 특별한 경우에만 사용하는 예쁜 잔 두 개를 꺼내 하며 고로쇠를 마신다9시 뉴스를 보면서 한 병을 뚝딱했다.

 

미용에도 좋다고 하니 내일 아침 거울에 얼굴을 쳐다봐야겠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는 말처럼 이 시기에 잠간 선보일 때 우산고로쇠를 한번 마셔보며 봄을 맞이하는 것은 어떨까요.

 
 
강원종합뉴스 총괄취재국 김우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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