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출신의 무용 예술 감독인 홍광임 단장은 난설헌의 본명인 ‘초희’라는 이름을 따서 만든 ‘초희 홍광임 무용단’ 단원들과 2023년 가을을 맞아 강릉 아트센터에서 "난설헌 ‘춤을 짓다’ 춤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이번 공연은 홍광임 단장과 각지에서 흩어져 활동하던 강릉 출신의 무용수들로 구성된 단원들이 한국춤의 대가 국수호 선생의 지도를 받으며 서울예술단 이사장을 역임했던 유희성 선생의 총연출과 대본으로 꾸며진 탄탄한 스토리를 가지고 전체적인 무대를 완성했다.
본 공연을 앞두고 있는 홍광임 단장을 7일 강릉 교동에 위치한 연습실에서 만나 이번 공연이 갖는 의미와 공연에 담긴 내용에 관한 대화를 나눴다.
▲ 강릉 출신의 무용 예술 감독 홍광임 단장을 7일 강릉 교동에 위치한 연습실에서 만나 16일 공연에 앞서 이번 공연이 갖는 의미와 공연에 담긴 내용에 관한 대화를 나눴다. © 송은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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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공연의 주제는 무엇인지.
“조선시대 천재 여류시인 난설헌을 남편의 사랑도 받지 못하고 사랑하는 아이들마저 잃고 시대적 불평등 관습의 굴레에 억눌리다 꽃 같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비운의 주인공이라는 어두운 측면의 조명에서 벗어나 긍정적인 시각에서 바라보는 시도를 택했습니다.
조선시대의 남존여비라는 제도적 제한에 굴하지 않고 시를 통해 초월적 세계, 이상적 세계인 선경을 추구하며 자아 구현의 노력을 기했던 그녀의 긍정적인 측면을 주제로 공연을 준비했습니다.”
▲ 조선시대의 남존여비라는 제도적 제한에 굴하지 않고 시를 통해 초월적 세계, 이상적 세계인 선경을 추구하며 자아 구현의 노력을 기했던 그녀의 긍정적인 측면을 주제로 공연을 준비했습니다.” © 송은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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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공연을 계획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지?
“강릉지역을 기반으로 왕성하게 예술 활동을 펴고 있는 우리 시대의 예술가들이 깊고 푸른 난설헌의 예술혼을 바탕으로 그 발자취를 따라 걸으며, 현시대와 미래의 강릉 문화예술의 비약적이고 눈부신 발전을 위해 솔선수범을 보이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지역 출신의 예술가들의 소중한 땀방울과 한 걸음씩 소중하고 정성스러운 마음 담아 정갈한 호흡으로 한발 한발 디딤새를 옮겨가며, 강릉의 춤을 짓고, 강릉의 춤을 이어가, 더 나은 내일의 강릉 문화예술을 만들어 가기 위해 이번 공연을 계획하게 됐습니다”
▶ 끝으로 후배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은 무엇인지?
“이번 공연의 시작과 다짐이 무대에서 잘 펼쳐지길 바라며, 이번 공연을 시작으로 시나브로 많은 젊은 춤꾼들이 난설헌의 혼을 바탕으로 다양한 모습과 방법으로 춤을 짓고 이어 나아 가길 바랍니다.
공연 준비를 위해 그동안 강릉지역에서 애쓰신 선생님들과 선·후배들과 더불어 강릉의 춤 예술세계를 정립하고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허난설헌의 예술혼과 강릉지역의 다양한 문화예술이 지역을 넘어 세계에서도 주목받는 문화예술로 성장해, 강릉이 세계적인 문화예술도시로 거듭나는데 오늘의 무대가 하나의 초석이 되길 소망합니다.
이번 공연은 시와 춤이 만나서 이루어지는 예술로 춤 또한 시와 같이 지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국 춤의 대가이신 국수호 선생님의 안무로 난설헌을 표현하여 대가의 춤도 소개하면서 새롭게 강릉의 춤을 정립하고, 강릉의 풍류를 표현하려 합니다.
또 단오굿에서 나오는 악사, 박수무당을 의미하는 '화랭이의 춤'*을 통해 젊은 나이에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허난설헌의 혼을 달래고 그 혼을 불러 허난설헌 춤을 지어내려고 합니다”라고 말했다.
▲ 단오굿에서 나오는 악사, 박수무당을 의미하는 화랭이의 춤을 통해 젊은 나이에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허난설헌의 혼을 달래고 그 혼을 불러 허난설헌 춤을 지어내려고 합니다”라고 말했다. © 송은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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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홍 단장은 원거리의 불편함도 감수하고 서울 연습장을 오가며 혼신을 다해 임해준 단원들과 안무 지도에 열정을 바쳐준 국수호 선생 그리고 대본과 총 연출을 맡아 함께 호흡을 맞춰온 유희성 선생에게 깊은 감사의 뜻을 전했다.
본 공연은 오는 16일 저녁 오후 5시 강릉아트센터 사임당 홀에서 전석 무료로 펼쳐질 예정이다.
* 「화랭이 춤」 : 오십여 년 전 도당굿을 새긴 국수호 선생 지음의 춤으로, 경기도굿당의 굿거리들을 진행하는 박수를 뜻하는 화랭이는 신라의 화랑에서 이름이 유래했다. 축원·축수의 매개자 화랭이는 오방색 주조의 무녀복과 긴 갓을 쓰고 다양한 성격의 춤과 굿거리를 관장하여 신을 청하는 청신, 신을 가르는 가래조, 신을 추출·귀속 시킨다. 나라의 국태민안 굿부터 마을의 안녕과 부귀 축원굿까지 아우르며, 당당하고 호탕한 남성적 기운의 춤이다. 주로 꽹과리를 이용하여 춤사위를 펼친다.
강원종합뉴스 영동취재본부 송은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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