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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김우환 논설위원 136회, '전통시장의 존재이유'

전통시장은 동네를 지키고 사회를 지탱하는 서민들의 공동체다. 요즘 스마트한 시스템이 우리의 삶에 일상화되고 있지만, 정작 우리의 삶에는 지친 마음을 아우르는 아나로그 감성이 점점 쇠퇴해가고 있어 안타깝다.

김우환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24/01/20 [20:46]

[칼럼] 김우환 논설위원 136회, '전통시장의 존재이유'

전통시장은 동네를 지키고 사회를 지탱하는 서민들의 공동체다. 요즘 스마트한 시스템이 우리의 삶에 일상화되고 있지만, 정작 우리의 삶에는 지친 마음을 아우르는 아나로그 감성이 점점 쇠퇴해가고 있어 안타깝다.

김우환 논설위원 | 입력 : 2024/01/20 [20:46]

저녁에 아내는 “어머님 양말과 반찬거리를 사야한다”고 해서 함께 전통시장에 장보려 갔다.

 

먼저 마주친 곳은 과일가게인데, 중간 크기의 배 5개를 1만원에 판다고 해서 잠시 눈을 의심했다.

 

며칠 전, 동네 마트에서 사과 1개 4,900원, 배는 이곳 배보다 조금 더 큰 것이 1개 6,900원이라고 해서 구경만 하고, 대신 1개 980원 하는 콜라비를 사 왔다.

 

약간의 작은 흠집이 있긴 하지만, 배 5개 1만원 짜리는 가성비가 너무 좋아 보여 5개 한 봉지를 샀다.

 

예전에는 버리거나 주스를 만들던 못난이 사과도 300% 할인해서 10개 19,000원에 샀다.

물론 약간의 외모 흠집은 있지만 맛의 흠집은 없다. 

 

 ▲ 시장에서 파는 배 5개 1만원짜리

 

골목길을 따라 내려오면서 풍성한 눈요기를 하게 해 주는 전통시장거리는 온정이 넘치는 곳이다.

 

흥정도 하고, 때로는 가격에 현혹되어 예상치 않았던 품목도 많이 사는 편이다.

시장은 정말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다.

 

물건을 사 들고 걷다가 보니 식당 간판이 보인다.

 

출출하여 한끼 때우려 식당에 들어갔다.

아마 부부가 운영하는 식당으로, 부인이 서빙과 설걷이도 하는데 외국에서 오신 분 같다.

 

  ▲ 칼국수 식당

 

요즘 물가가 너무 올라 짜장면도 9,000원 정도하고 돼지김치찌게도 1만원 정도인데, 이곳은 칼국수가 1인분에 5천원이다.

 

나는 양이 의심쩍어 칼국수 곱빼기를 주문했다.

 

곱빼기는 500원 추가된다.

 

잠시후 칼국수가 나오는데 깜짝 놀랐다.

 

  ▲ 칼국수 곱빼기

 

우와~

한 양푼이 나온 느낌이다.

 

소박한 가격을 의심한 내가 부끄러웠다.

 

사실 너무 많아, 먹어도 먹어도 다 먹을 수 없어 남겼다.

곱빼기 주문한 것을 후회했다.

 

이것이 시장 인심 아닐까?

 

반찬으로 나오는 김치가 맛있어 더 달라고 하니 셀프라고 한다.

 

김치도 잘 숙성되어 맛있다.

 

  ▲ 반찬으로 나온 김치

 

이런 정감이 있는 시장이지만 혹자들은 불경기라 장보기조차 꺼려하고, 혹자들은 고급스런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를 선호한다.

 

하지만, 서민들의 장터인 시장이 활성화되면 인정미도 넘치고, 사람 사는 맛을 느낄 수 있다.

 

개인주의가 강한 디지탈시대에는 이런 완충지대가 꼭 필요할 것이다.

 

정부도 이번 설을 앞두고 전통시장 온누리상품권 한도를 월100만원에서 150만원으로 올린다고 한다.

 

특히, 온누리상품권은 구입시 10% 할인해서 구입할 수 있고, 50%의 세액공제 혜택도 받을 수 있어 직장인들이 전통시장을 찾는다면 상당한 실속이 있을 것이다.

 

전통시장은 동네를 지키고 사회를 지탱하는 서민들의 공동체다.

 

요즘 스마트한 시스템이 우리의 삶에 일상화되고 있지만, 정작 우리의 삶에는 지친 마음을 아우르는 인정미 넘치는 아나로그 감성이 점점 쇠퇴해가고 있어 안타깝다.

 

아나로그 감성, 그것을 유지시켜 주는 것이 전통시장의 존재 이유가 아닐까.

 

아내도 칼국수를 너무 잘 먹었다며, 주방장에게 '엄지척' 한다.

 

“감사하다”는 주방장의 답례에 전통시장의 힘을 느낀다.

 

강원종합뉴스 총괄취재국 김우환 논설위원

www.kwtotal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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