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이 말한다= 손기택 기자] 지역 균형 발전은 대한민국 정책의 핵심 과제 중 하나로 오랜 기간 추진되어 왔다.
수도권에 집중된 인구와 자원을 분산하고, 각 지역이 경제·사회적으로 자립하도록 돕는 노력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이 균형 발전 기조가 사회 모든 분야에 고르게 적용되고 있을까? 언론 분야만큼은 여전히 중앙 중심의 구조와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앙 집중 보도의 현실
대부분의 주요 언론사가 수도권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자연스럽게 보도 중심은 중앙정부, 대기업, 수도권 사건·사고에 맞춰진다.
▲ 강원종합뉴스 손기택 발행인 모습 © 손기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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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지방의 주요 정책 성공 사례나 혁신적 기업 활동은 제대로 소개되지 않고, 지역주민조차 해당 소식을 알기 어려운 역설적 상황이 벌어진다.
이러한 정보 불균형은 지역민들이 자신들의 목소리와 성과가 외면받고 있다고 느끼게 만들며, 지역 간 소통의 장벽으로 작용한다.
▶지역 언론의 역할과 한계
지역 언론은 지역 이슈를 직접 다루는 중요한 축이지만, 현재 그 영향력은 점차 약화되고 있다.
디지털 환경에서 중앙 언론이 온라인 독자를 대거 흡수하고, 지역 언론사는 광고 수익 감소와 재정난, 기자 인력 부족에 직면한다.
더 큰 문제는 지역 언론의 전문성과 객관성 확보가 어려워, 지역 권력자나 기관에 대한 비판적 감시 기능이 약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지역 언론에 대한 신뢰도 하락과 독자 이탈로 이어지며, ‘소외의 악순환’을 낳는다.
여기에 기자 개개인의 자질과 역량 향상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문 취재 역량 개발을 위한 교육 기회나 재원 확보가 부족하고, 지역별 다양한 현안을 심층적으로 파고들 시간·인력적 여유도 제한적이다.
또한, 지역 유지 세력과의 밀착 관계로 인한 자기검열, 전문 정보 취득 경로의 한계, 불안정한 고용 환경은 기자가 본연의 기자 정신을 발휘하기 어렵게 만든다.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언론의 방향성
균형 발전은 언론이라고 예외일 수 없다. 지역 언론이 활력을 되찾고, 지역 이슈가 공정하고 균형 있게 다뤄지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방향성이 요구된다.
1. 지역 이슈의 전국화
중앙 언론은 지방 이슈를 단순한 ‘지방 소식’으로 소비하지 않고, 전국적 관점과 정책적 함의를 부각해야 한다. 이를 통해 지역 문제를 공론화하고 실질적 해법 모색이 가능해진다.
2. 지역 언론 디지털화 지원
지방자치단체와 정부는 지역 언론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해야 한다. 온라인 플랫폼, 데이터 저널리즘, 영상 콘텐츠 등을 활용하면 적은 자원으로도 광범위한 독자와 소통할 수 있다.
3. 중앙-지역 언론 협업 모델 구축
중앙-지역 언론 간의 정보 교류와 공동 취재를 활성화하면, 지역 현안에 대한 심층 보도와 전국적 맥락 제공이 동시에 이뤄진다. 이는 독자가 지역 문제를 더 깊이 이해하고, 언론 생태계 전반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 기여한다.
4.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강화
지역 주민들이 미디어를 비판적으로 수용하고, 지역 언론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도록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이를 통해 지역 언론이 단순히 ‘소외되어야 할 매체’가 아닌 ‘함께 발전해야 할 공동체의 축’임을 인식하게 하는 문화가 형성된다.
5. 지역 언론의 지속 가능한 생존과 혁신
지역 언론이 단순 정보 전달자가 아닌, 지역민 삶과 문화를 반영하며, 공동체의 문제를 깊이 파고드는 ‘의제 제안자’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기자 교육 프로그램 확대, 전문 필진 확보, 에디토리얼 팀 강화, 독자 참여 확대 등이 필요하다.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양방향 소통, 데이터 분석 역량 강화를 통해 콘텐츠 품질을 높이면 지역민의 신뢰 회복과 독자 확대도 가능하다.
또한, 지역 사회가 지역 언론을 지지하고 후원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지역 비즈니스와 파트너십을 맺고, 시민 후원 제도를 도입하며, 지역 공공기관과 협력하는 등 다양한 참여 방식이 ‘지역 언론=지역 공동체의 일부’라는 인식을 공고히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역 언론이 처한 소외와 한계는 불가피한 운명이 아니라, 의지와 전략적 대응, 공동체의 관심 속에서 극복할 수 있는 과제다.
중앙 중심의 보도 관행에서 벗어나 지역의 목소리를 공정하고 균형 있게 반영하는 언론 생태계를 조성할 때, 진정한 의미의 지역 균형 발전이 이뤄질 것이다.
강원종합뉴스 발행‧편집인 손기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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