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환경리포트= 염노섭 기자] 지난 9월 30일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은 국가 기후변화 생물지표종 100종을 갱신해 '한반도의 생물다양성 누리집'에 공개했다.
여기에는 기후변화가 생물의 서식에 미치는 영향을 관찰하기 위한 '국가 기후변화 생물지표종'으로 한반도 고유종인 꼬리치레도롱뇽과 구상나무가 새로 추가됐다.
▲ 기후변화 생물지표종, 한국꼬리치레도롱뇽 (사진제공=염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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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에 따른 분포 변화가 예상되는 25종을 교체하면서 해조류 1종, 식물 10종, 무척추류 2종, 곤충 5종, 어류 22종, 양서류 1종, 조류 4종을 새롭게 지정했다.
양서류 중에는 꼬리치레도롱뇽 1종 뿐이다. 이에 국립생물자원관은 "꼬리치레도롱뇽이 전국의 산간계곡 최상류에 서식하며 기온과 수온 상승으로 서식 분포가 급격히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꼬리치레도롱뇽은 산간 계곡에 용존산소량이 풍부하고 깨끗한 15도 이하 물에서만 생존할 수 있어 기후위기에 취약하다.
2021년 발표된 '기후변화에 따른 한국꼬리치레도롱뇽 분포 예측에 대한 연구'에서는 2040년까지 우리나라가 온실가스 감축 정책을 잘 시행할 경우 꼬리치레도롱뇽 서식지 62.96%가 사라지고, 2100년까지 지금과 같은 추세로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면 서식지 98.52%가 사라진다는 결과가 나왔다.
꼬리치레도롱뇽은 툭 불거진 큰 눈과 갈색 바탕에 노란색 무늬가 있는 화려한 외관이 특징이다. 러시아, 중국, 일본, 한국 등 동북아시아에 분포하는데, 모두 같은 종이 아니라 4종(꼬리치레도롱뇽, 한국꼬리치레도롱뇽, 양산꼬리치레도롱뇽, 일본꼬리치레도롱뇽)으로 나뉜다는 사실이 2012년 밝혀졌다.
그중 한반도에 서식하는 종은 '한국꼬리치레도롱뇽(Onychodactylus koreanus)과 양산꼬리치레도롱뇽(Onychodactylus sillanus)이다.
꼬리치레도롱뇽은 몸통보다 긴 꼬리를 가지고 있으며 피부가 갈색과 노란색 무늬로 얼룩덜룩하다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이다.
▲ 기후변화 생물지표종, 한국꼬리치레도롱뇽의 알 보호모습 (사진제공=염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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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찬가지로 식물 중에는 구상나무가 최근 한라산과 지리산(반야봉 서쪽 능선)에서 집단 고사하는 심각한 사태가 벌어졌다.
▲ 기후변화로 집단고사한 구상나무 지리산 반야봉 군락지(사진= 네이버 이미지) © 염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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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무는 아고산대 침엽수종으로 대표적인 북방계 식물이며,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고 사랑받는 수종이다.
세계에서 오직 한반도에만 서식하는 구상나무는 학명에도 '코리아(Korea)'가 들어갈 정도로 우리나라, 특히 한라산 등 고지대에 자생하는 한국 고유종이다. 하지만 기후위기가 구상나무의 생태와 서식에 영향을 미쳐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
지구온난화로 고산 지대의 눈이 빠르게 녹고 봄에는 서식 토양에 수분이 줄어들며, 여름에는 폭염에 말라서 구상나무가 집단 고사한다는 것이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는 이 나무를 적색목록 위기(EN, Endangered)종으로 지정했다.
▲ 한국 고유종, 구상나무 (사진= 네이버 이미지) © 염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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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연구진은 한라산에 분포하는 구상나무 숲이 1918년 1168.4헥타르(ha)에서 2021년 606헥타르로 48.1% 감소한 것으로 발표했다.
100년간 한라산에서는 절반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이외에 지리산에서도 불안전한 기후 변화로 숲 면적이 급격히 감소하는 추세다.
이런 기후변화의 추세로 볼 때 한국꼬리치레도롱뇽은 기후변화 지표종으로 하루빨리 멸종위기종으로 위기 등급을 올려야 한다.
또한 현재 발견되는 우리나라 주요서식지를 선정해 집중 보호구역으로 지정하여 보호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그 중 강원도 태백시 검룡소 지역과 혈리굴 지역은 더욱 보호 대책이 시급하다. 특히 태백시 혈동에 위치한 혈리굴은 개인사유지로 둘러쌓여 있어 보호하거나 조사하기 힘든 여건이란 것이 안타까울 지경이다.
▲ 강원도 태백시 한강 발원지인 검룡소의 한국꼬리치레도롱뇽 겨울 탐사 (사진= 염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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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시에서는 한국꼬리치레도롱뇽이 서식하는 한강의 발원지인 검룡소와 낙동강의 발원지인 황지연못의 원류인 너덜샘의 생태학적 가치를 고려하여 보호대책을 마련하고 시민들과 보호 캠페인을 하는 등 국가적인 생태적 가치를 보존하는 측면에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 강원도 태백시 낙동강 원류지인 너덜샘의 한국꼬리치레도롱뇽 겨울 탐사 (사진= 염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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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매년 열리는 낙동강·한강발원지 축제 때도 ‘한국꼬리치레도롱뇽이 살기 좋은 곳 청정지역 태백’이라는 이미지로 기후변화에 대한 태백의 환경보호 정책을 널리 알림으로서 시민들과 함께 생명을 존중하고 자연과 공존하는 삶을 추구한다는 자연보호 운동을 펼쳐야 할 것이다.
▲ 강원도 태백시 당골의 한국꼬리치레도롱뇽 겨울 탐사 (사진= 염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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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삼척시 환선굴은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집단산란을 눈으로 관찰할 수 있는 곳으로 그 가치가 매우 높다. 최근에는 수달의 침범으로 그마저도 볼 수 없어졌지만 수달이 접근하지 못하는 곳으로 숨어들어가 산란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확인했다.(2024년 6월) 이런 면에서도 삼척시도 '생물다양성'측면에서 보호대책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1화에서 7화에 걸쳐 연재된 생태환경리포트 ‘생태전문가가 들려주는 한국꼬리치레도롱뇽 이야기’를 애독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다음에는 200만년 전부터 우리나라에서 살아왔다는 ‘살아있는 화석 산양’의 생태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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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종합뉴스 춘천지사 염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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