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들을 위해 먼저 길을 내고 앞서 이끌어 가는 사람을 선생 또는 스승이라 부른다.
설립 50주년을 맞이한 일산 고양시 소재 명문 특수학교인 홀트학교의 학생을 내 몸같이 사랑한 제 6대 김봉환 교장선생의 이야기를 나누어본다.
▶2025. 1. 17, 홀트학교 졸업식
매년 1월말, 2월 초에는 각급 학교의 졸업 시즌이다.
“졸업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는 슬로건으로,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지적 장애인 학생을 위한 학교인 홀트학교가 지난 1월 17일 오전 10시 30분에 홀트학교 다목적실(2층)에서 졸업식을 거행했다.
△졸업식 축사하는 김봉환 교장선생 모습 ⓒ김우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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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유치원 과정 제30회 수료(4명)△초등학교 과정 제45회 졸업(12명)△중학교 과정 제39회 졸업(12명)△고등학교 과정 제 36회 졸업(14명)△전공과 과정 제13회 수료(11명) 등 53명의 학생들이 학부모와 내외빈들의 축하 속에 졸업과 함께 새출발을 다짐하게 되었다.
홀트학교 교육지원서비스 컨트롤타워 김봉환교장은 교장 임기 8년의 마지막차 졸업식이라, 축사를 겸한 회고사를 통해 53명의 졸업생에게 450여명의 홀트학교 교육 가족을 대신해 축사를 했다.
“오늘 빛나는 졸업식이 있기까지 190여일의 출석수업과 교과 및 창체 교육과정 외에도, 유산소운동, 운동회, 물놀이 및 미술축제, 과학축제, 학부모공개수업, IT패스티벌, 국토대장정, 젓가락데이, 진로직업의 날, 어깨동무음악회, 수요예술마당 등 각종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장애를 극복하고 학교 및 학급교육과정을 우수한 성적으로 이수한 졸업생 여러분들께 그동안 노고에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드린다”고 회고하며 축하했다.
김봉환 교장선생은 회고사에서 “나의 선택과 결정”이라는 주제로 “급변하는 사회에서 변화하지 않는다면 공룡처럼 멸망하게 될 것이고, 도전하고 변화하면 솔개처럼 잘 살아갈 것이기에 우리 졸업생들은 긍정적이고 희망의 미래를 살아갈 것”을 당부했다.
졸업식에서는 학업과 활동에 두드러진 성과를 보인 학생들에게 상장과 표창이 수여되었고, 재학생의 송사와 눈물겨운 졸업생의 답사, 졸업생과 교사들의 축하 공연은 잔잔한 감동과 함께 학생들과 교사들이 하나 되는 홀트학교의 교육철학의 한 단면을 보여주었다.
▶홀트학교와 홀트 정신
홀트학교는 1962년 완다학교 특수학교로 시작해서, 1975. 3월에 교육부 인가를 받아 완다학교가 개교되었으며, 1982. 5월에 홀트학교로 교명이 변경되었다.
현재 5개 과정 29개 학급이 있으며 잠재력 개발 교육을 통해 사회 적응력 향상 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
▶홀트학교의 재단은 홀트아동복지회다.
홀트아동복지회는 6.25 전쟁 후 가난과 결핍으로 고통받던 한국 땅에서 부모 잃은 아이들과 장애 아동을 향한 지극한 사랑을 실천하는데 전 재산과 한평생을 바친 진실한 기독인이자 실천가인 해리 홀트씨의 사랑에서 시작되었다.
△홀트학교 설립자 해리 홀트씨 (사진: 홀트아동복지회 홈페이지에서 캡쳐) © 김우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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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홀트씨는 1955년 홀트아동복지회를 설립했고, 1963년 아동 보호시설이자 장애아동종합시설인 ‘일산원’을 설립하고 헌신하다가 1964년 별세했다.
▶설립자 해리 홀트씨가 남긴 홀트의 정신, 홀트다움이란 무엇인가.
홀트다움에서 핵심가치의 첫 번째가 “믿음을 지닙니다” 이며, 하위 일곱가지 행동약속에서는 “우리는 기도로 시작합니다”가 첫 번째이며,
다음으로 "우리는 약속을 소중히 여깁니다"./ "우리는 언제나 긍정적인 표현을 사용합니다"./ "우리는 밝게 웃으며 먼저 인사 합니다"./ "우리는 서로 지지하고 칭찬합니다"./ "우리는 협력하여 최선의 결과를 만듭니다"./ "우리는 도전을 격려하고 실패의 원인을 함께 찾습니다" 등 기독교 정신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홀트학교와 김봉환 교장과의 인연
김봉환 교장은 홀트학교에 부임한 지 28년이 되었으며, 2017. 3월 제6대 교장으로 취임하여 8년간 재임 중 “잠재력 개발 및 사회 적응력 향상으로 자립심 함양을 위한 특수교육발전”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다.
김봉환 교장은 아이들이 가진 잠재력을 최대한 이끌어 주어야 한다는 교육 철학을 바탕으로 1박 2일 병영 체험 및 유적지 트래킹, 특수학교 최초 독도 사랑 음악회 개최, 울릉도·독도 졸업 여행 등 다채로운 경험을 통해 학생들의 가능성을 찾아줌과 동시에 자아실현의 능력을 길러주었다.
△2018년 8월 9일, 홀트학교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독도에서 "독도사랑음악회"개최 장면, 학생들에게 애국심을 함양하고 장애극복의지를 심어 주었다. © 김우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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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환 교장은 부단한 노력으로2010. 교육분야 신지식인으로 선정(신지식인협회)되었으며, 학교의 영향력 획대를 위해 2022. 10. 03 “미주한인회총연합회 감사패 전달”, 2023. 03. 20,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사랑의 콘서트” 개최, 2023. 06. 28, “고양시 덕양노인종합복지관” 홀트학교 방문, 2023. 11. 22, “제32회, 대교 눈높이 교육상” 특수교육부문 수상, 2024. 12. 06 홀트학교, 제11회 사회복무대상 “우수 복무기관 병무청장 표창 수상”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2023년 11월 22일, 국내 최고 전통과 권위를 자랑하는 대교문화재단의 제32회 ‘눈높이교육상’특수교육 부문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이 상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가르침의 열정으로 묵묵히 교단을 지키는 선생님들의 노고를 치하하기 위해 1992년에 제정, 올곧은 교육 철학과 뜨거운 열정으로 참교육을 실천하는 선생님을 찾고 기리기 위해 제정된 상이다.
△제32회 눈높이 교육상 수상 기념사진 ( 앞 줄 죄측에서 5번째 김봉환교장)© 김우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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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환 교장은 “only one 정신으로, 잠재된 꿈을 키워준 마중물 교육”이라는 컨셉으로, 학교를 학습공원으로 조성하여 교육과정에 반영하고, 대한민국 최초로 특수학교 지적장애학생 ‘독도사랑음악회’를 개최하고, 전공과 동문회를 운영하여 졸업생의 추수지도(사후 및 추가지도) 등 학생들이 다양한 경험을 통해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 점에서 높이 평가를 받았다.
김봉환 교장의 꿈은 “제자들이 스스로 꿈을 갖고 그 꿈을 현실에서 이뤄나가는 것”이라며, “학생들이 졸업 이후에도 사회 구성원으로서 당당히 생활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꿈을 이루는데 도움이 되는 메마르지 않는 마중물이 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봉환교장은 1,500만원의 상금과 상패, 500만원 상당에 교육 기자재를 기증받았는데, 일부는 장애아동을 돕는 홀트아동복지회에 기부하고 일부로는 홀트학교 한켠에 아주 작은 홀씨교회를 건립했다.
▶홀씨교회의 정신
김봉환 교장은 한 두명이 기도할 수 있는 처소로 ‘홀트다운’의 행동 약속 첫 번째인 “우리는 기도로 시작합니다”를 실행할 상징적인 처소로 홀씨교회를 설립했다.
홀씨는 생식세포로 작지만 꽃이 피지 않는 식물들을 번식하는 생명의 씨앗이다.
성경에도 “한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요12:24) 고 했다.
홀트의 정신은 홀씨가 되어 수많은 생명을 살리는 꽃이 되어, 홀트학교에도 무성한 교육의 열매를 맺으리라 열망해 본다.
△경기도 고양시 홀트학교 전경© 김우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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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김봉환 교장의 홀트학교를 이임하며 남기고 싶은 이야기 인터뷰 내용이다.
Q 교장으로서 재임기간 중 기억에 남는 업적이 있다면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A 홀트학교 부임 후 체육부장, 학생부장, 연구부장, 교무부장, 교감을 거쳐 교장이 되었기 때문에 교장이 되면서 해야할 일을 생각하고 실천했는데, 기억에 남는 일은 대한민국 최초 교내 학습 공원화 조성, 독도사랑음악회(독도선착장) 개최, H2O 책놀터 개관, 실내놀이터 ‘홀트랜드’ 개관, 특별교실 증축, 오케스트라실/다목적실 공간혁신 리모델링, 학교숲 조성 등 입니다.
Q “대한민국 최초 교내 학습 공원화 조성”이란 무엇을 말합니까?
A 공기질, 기후변화, 특히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등으로 교외에서 현장 학습이 어려워질 때, 교내 곳곳에서 수업이 가능하도록 학습공원화를 추진해 조성했습니다. 교육에 효과가 있었고 아마 국내에서 최초라고 하더군요.
Q 장애학생들에게 도전의 기회를 준 “독도사랑음악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하셨는데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A 2018년 8월 9일 독도선착장에서 우리 학생들 오케스트라팀, 특히 지휘자 선생님까지도 다소 멀미도 했지만 우리나라 지적장애 특수학교 최초로 광복절 기념 “독도사랑음악회”를 한 것이 감동적이였고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학생들에게는 애국심과 장애극복의지를 심어주었고 도전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마인드를 형성해 준 것 같아요.
이때 오케스트라 학생. 자원봉사자. 교사. 스탭. 경기도교육청 레알스쿨 미디어팀 등 57명이 함께 했고, 울릉군청에서는 전용선을 허락해 주어 행사를 잘 마쳤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울릉 군청 군수님과 관계 공무원께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립니다.
Q 장애아 교육 철학을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A 학교 운영에서는 “사람, 혁신, 열정”이라는 미래지향적인 가치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최근에는 AI가 시대를 이끄는 화두가 되면서 로봇에 AI가 탑재되면서 인간에 가까워지면 우리 지적장애아들의 사회 취업이나 적응이 더 어려워지지 않을까 염려가 됩니다.
이러한 급변하는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지적장애학생 교육의 미래를 예측하고 능동적으로 대비하려는 노력했어요.
“꿈을 꾸면 현실이 된다”는 신념으로 학생들과 학부모와 함께 학교를 운영했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면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A 서울 한국구화학교에서 1994년부터 3년간, 홀트학교에서 1997년부터 28년간 특수교육에 몸담았어요.
앞으로 정년 2년이 남아 2025년 2월 1일자로 경기도 광주에 있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특수학교인 한사랑학교에서 2년간 근무하게 되는데 그 동안의 경험과 이곳에서 필요로 하는 교육을 나누어 보려고 합니다.
퇴임 후에는 특수교육과 사회복지의 시너지를 배가하여 장애인들이 보다 나은 삶을 구가하기 위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봉사토록 하려 합니다.
끝으로 “오늘이 있기까지 도와주신 홀트아동복지회 이사장님과 회장님, 그리고 홀트 식구들을 비롯해 가치 중심의 학교를 경영할 수 있게 해주신 모든 분께 고마움을 전하며, 몸은 비록 학교를 떠나지만 홀트학교 교육 가족들의 뜨거운 열정은 제 가슴 속에 영원히 남을 것입니다”라며 홀트와의 인연을 마음에 품고 고마움을 담은 인사를 전했다.
강원종합뉴스 편집국 김우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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