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환경리포트= 염노섭 기자] 환경부는 지난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동안 국비 1,130억 원을 투입하여 총 1,944.6Km의 ASF차단 울타리를 설치했고, 각 시·군은 국비, 도비, 군비를 포함하여 총 427억 원을 투입하여 1,055.9Km의 ASF 차단 울타리를 설치했다.
전국적으로 총 3,000.5Km에 달하는 ASF 차단 울타리가 설치된 것이다.
▲ 강원도 양구군 오미리 일대에서 ASF 차단 울타리에 가로막혀 헤매고 있는 산양들(사진제공= 국립공원을지키는 시민의모임) © 염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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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2024년 1,058개체가 폐사된 산양의 떼죽음이라는 비극을 초래한 것으로 보이는 ASF 울타리는 막대한 예산 투입에 비해 바이러스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방역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는지 궁금해진다.
ASF차단 울타리의 세부 설치 현황을 보면 광역울타리가 1,831km, 농가밀집단지 차단 울타리 113.6km, 각 시·군 1차 울타리로 147.5km와 2차 울타리로 908.4km를 설치했다.
한편, 광역울타리 1,831km 중 실제 ASF 차단울타리는 약 1,600km이고, 나머지 약 230km는 낙석방지망 등 대체울타리로 설치되었으며 ASF 차단 울타리의 연평균 보수 및 관리 비용은 50억 6,300만 원으로, 지금까지 총 202억 5,100만 원이 투입되었다.
▲ ASF 차단 울타리 종류에 따른 분류(출처:환경부) © 염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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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는 고속도로, 하천경계, 농수로 상부, 산지-도로경계부, 경작지, 산림지로 분류하여 철망울타리, 그물망, 전기울타리 유형으로 설치했다.
2015년부터 최근 10년간 산양폐사 신고자료를 월별로 분석한 결과 눈이 오거나 눈의 효과과 지속된다고 판단되는 1~4월 폐사율이 79.5%로 다른 계절의 약 4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최근 5년(2019~24년 2월)간 폐사된 개체 중 543개체들을 대상으로 한 폐사 원인 분석(출처:한국일보 2024) © 염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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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양 떼죽음이 발생한 2024년 한해 자료를 별도로 분석한 결과는 1~4월의 폐사율이 91.5%로 6월 이후 8.5%에 비해 10.8배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ASF 차단 울타리의 효과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ASF 방역 목적은 아니지만, 북한산국립공원 내 야생동물의 도심 침입을 방지하기 위해 설치된 울타리를 장기간 모니터링한 결과, 울타리 설치 초기에는 야생멧돼지 출현이 92.6% 감소하는 등 효과적이었으나 20개월 이후 차단 효과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최근 10년간 월별 산양 폐사율 추세(출처: 환경부 2024) © 염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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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부터 강원 지역에 설치된 ASF 차단 울타리는 5년이 지난 지금, 그 효과가 매우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면적이 넓고 산악지형이 많은 강원 지역에서는 울타리의 효과가 더욱 빠르게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국내 ASF 차단 울타리는 중국 사례와 비교했을 때, 질병 확산 속도를 다소 늦추는 역할을 하여 농림축산식품부가 농가 중심의 방역 대책을 마련하는데 기여했다.
하지만 (그림 1)에서 보듯이, 현재는 야생멧돼지 감염이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울타리에 의존한 방역 체계의 한계가 명확히 드러났다.
▲ 북한산국립공원 지역 내 펜스 설치지역 B01(외부)과 B02(내부) 출현 빈도 분석 결과(출처: Sang Jin Lim1, Ji Hyun Kwon2, Hun Namgung2, Joong Yeol Park2, Eui Kyeong Kim3 and Yung Chul Park2, 2024.08, p.470「Long-Term Monitoring of the Barrier Effect of the Wild Boar Fence」, June, 2022, p.131) © 염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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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F 차단 울타리가 양돈농가의 위치 주변으로 광범위하게 설치되어 있어 울타리를 돌파한 ASF 감염 멧돼지를 방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양돈농가와 ASF 감염 멧돼지 폐사체 발견 지점을 비교한 결과, ASF가 확산된 지역에서는 농가 중심의 방역체계 구축과 야생멧돼지 밀도 저감 정책이 더욱 시급하다.
ASF 차단 울타리는 넓은 지역에 설치되어 있지만, 양돈농가와 멀리 떨어져 있어 야생멧돼지를 막기 어려울뿐더러 이미 울타리를 넘어 양돈농가 주변에서 ASF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울타리의 효과에 의문이 제기된다.
▲ (그림1) ASF 차단 울타리 설치 현황 및 ASF 발생지점(출처: 환경부2023) © 염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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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돈농가와 멀리 떨어진 넓은 지역에 설치된 울타리는 효과가 떨어지므로, 개별 농가 중심의 울타리 설치와 멧돼지 개체 수 감소 노력이 필요하다.
양돈농가가 밀집된 지역과 생태적으로 우수한 지역에 설치된 울타리는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으며, (그림 1)에서 보듯이 울타리가 집중된 강원도 북부와 백두대간 지역은 양돈농가가 적다.
또한 대부분의 양돈농가는 마을 주변의 임야 근처에 위치하고 있으며, ASF가 전국적으로 확산된 상황에서 울타리의 효과는 크지 않다.
▲ 양돈농가와 주변 멧돼지 폐사체와의 최단거리 분석(출처:농립수산식품부 2023) © 염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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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생태적으로 우수한 지역의 울타리는 하루빨리 철거하고, 개별 농가 중심의 방역체계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다음 이야기 제4화(마지막회)는 '산양 떼죽음 원인과 재발 방지 방안은 무엇인가'이 이어진다.
강원종합뉴스 춘천지사 염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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