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날에 삼계탕이나 보신되는 탕을 먹지않고 보리굴비를 먹는다,... 물론 상식밖의 생각일 수도 있다.
더운 여름철 절기로 3복(三伏)이 있는데, 하지 후 세 번째 경일(庚日)이 초복이고 4번째 경일이 중복이고 입추 후 첫 경일이 말복이며 이를 ‘삼복(三伏) 더위’라 하는데 오늘은 중복으로 매우 더워 37도를 오르내린다.
한편으로는 삼복의 더울 복(伏)자를 쓰지 말고 복(福)로 표기해면 어떨까. 그것도 괜찮을 것은 3복(伏)엔 먹을 복(福)도 있기 때문이다.
00회사 모단장과 점심을 같이 하게 되어 복날에 주로 먹는 삼계탕 식당이 붐빌 것 같아 깔끔하고 좋은 식당에 보리굴비 정식을 예약했다. 식당 입구 주차장이 매우 붐벼 요즘 복날은 닭고기 바다고기를 가리지 않고 먹는가 하는 생각이 들 지경이였다.
마침 첫 번째 나오는 메뉴가 몇가지 고명을 얹은 정갈한 닭죽이다. 중복이라 특별히 닭죽을 메뉴에 넣었다고 하는데 부드럽고 맛있는 특별 메뉴다.
굴비란 '소금에 약간 절여 통으로 말린 조기'라는 의미이며, 부세는 민어과 고기로 맛이나 식감이 이마에 다이아몬드 표시가 있는 굴비(참조기)보다는 좀 떨어진다.
보리굴비는 찬 기운을 띤 통보리를 항아리에 담은 후 그 속에 부세를 보관했는데 구수한 맛과 담백한 육질은 진정한 밥 도둑놈이라 할 만하다.
그러고 보니 밥도독놈이라는 말이 허언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인생의 길도 뭔가 답답하거나 잘 풀리지 않을 때 숙성이나 숙려의 기간이 필요할지 모른다. 탈진한 자신에게 재충전이 이루어지고 나면 더욱 단단한 모습으로 새롭게 탄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로 방황과 번민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이 보리 속에서 수양의 과정을 거쳐 더욱 숙성된 보리굴비의 정신으로 거듭나길 바라본다.
단장은 어려운 시기를 격려하며 작은 선물까지 준비해 왔다.
중복은 가족의 마음까지 헤아려 주는 사랑이 있는 절기 같다.
강원종합뉴스 총괄취재본부 김우환 논설위원 <저작권자 ⓒ 강원종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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